진정한 아로마테라피스트란 누구인가 – 정의, 고민, 그리고 스스로의 질문


1. 아로마테라피스트의 정의: 단순한 향의 전달자일까?

아로마테라피스트(Aromatherapist)’는 흔히 에센셜오일을 활용하여 사람의 심신을 치유하거나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정의는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다.


실제로 다양한 아로마테라피 협회나 국가별 자격 시스템에서는 각기 다르게 아로마테라피스트를 규정하고 있다.


• 영국 IFA(International Federation of Aromatherapists)는 아로마테라피스트를 ‘임상 지식과 해부학•생리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에센셜오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전문가’로 정의한다,


• 프랑스의 경우는 아로마테라피스트를 메디컬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전통적으로 ‘약리학적 성분을 이해하고 의학적 지식에 기반한 오일을 선택하는 치료자’로 접근한다.


• 일본 메디컬 아로마테라피 협회( JMAA / Japan Medical Aromatherapy Association)는 ‘생활치유 및 경증 증상에 대한 자가관리 요법으로서의 오일 활용에 능숙한 생활의학 실천자’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러한 정의들은 공통적으로, 아로마테라피스트를 단순히 에센셜오일의 향기를 권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체와 감정에 대한 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치유의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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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공부하다 포기하게 되는가? — 향기에서 약리학으로 넘어갈 때

많은 이들이 처음에는 ‘좋은 향’에 끌려 에센셜오일을 통한 아로마테라피를 접하지만, 곧 화학적 성분, 기능성 그룹, 작용기전 등의 에센셜오일이 갖고 있는 복잡한 함유 성분의 내용을 접하게 되면 ‘내가 이걸 꼭 알아야 하나?’라는 회의에 빠지게 된다.


• 예를 들어, 라벤더(Lavandula angustifolia)의 진정 효과는 리나룰(Linalool)과 리날릴아세테이트(Linalyl acetate) 성분 때문이며, 이는 모노터르펜알콜(monoterpenol) 및 에스터(ester) 계열에 속하는 성분들이다.


• 이 지식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단순히 성분의 정보를 알고 모르고의 의미가 아니라, 어떤 질병과 사람에게, 어떤 조건에서 사용할 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즉, 에센셜오일 성분에 대한 약리적 접근 없이 단순히 에센셜오일을 사용하는 것은 그저 ‘향긋한 화장품’을 권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반대로, 모든 아로마테라피스트가 화학자나 약사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로마테라피스트의 본질은 ‘에센셜오일에 대한 복잡한 성분 지식을 전달받아 실천으로 옮기는 중재자이자 실천자’로서의 역할이지, 모든 것을 혼자 다 아는 만능 박사가 되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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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로마테라피스트의 진짜 역할: ‘정보의 소유자’가 아닌 ‘치유의 큐레이터’

우리가 많은 분야에서 경험한 것처럼, 그 가치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한, 정보는 쉽게 공유되지 않는다.


특히 MLM(다단계) 구조에서는 특정 오일이나 자사의 블렌딩 오일의 ‘효능’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할 뿐, 그 효능의 근거가 되는 화학 성분, 용량 기준, 상대 금기사항에 대해서는 잘 공유되지 않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정보의 불균형이나 독점이 ‘권위’를 낳고, 권위가 판매를 이끄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아로마테라피스트는 ‘지식의 독점자’가 아니라, 치유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큐레이션하고, 피상담자에게 맞게 설계해주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치유 설계자(Healing Designer)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지식수준까지 알아야 하는가?

• 기본 해부생리학 지식: 인체 구조와 주요 증상 반응에 대한 이해
• 기초 화학 성분군 지식: 테르펜계, 알코올, 에스테르, 페놀, 케톤, 옥사이드 등 기능 구룹의 성분군의 작용에 대한 이해.
• 주요 성분들에 대한 이해: 에센셜오일의 주요 성분들의 약리적인 효능에 대해 이해
• 오일 간 상호작용: 블렌딩 시 상승효과(Synergy) 혹은 금기 조합 이해
• 정신•감정의 작용: 심리적 작용과 정서 반응에 대한 이해
• 윤리적 접근: 안전성, 금기증, 소비자 중심 접근법 등

이 정도의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임상적 전문성(clinical literacy)과 함께, ‘추천’이 아닌 ‘설계’를 할 수 있는 아로마테라피스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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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리가 다시 고민해야 할 것: 아로마테라피스트는 ‘공유자’이어야 한다

앞으로의 아로마테라피는 정보의 ‘독점자’가 아닌 정보의 통합자이자, 전달자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알 수 없는 영역’이라고 믿게 함으로써 자신을 신봉하게 하는 것이 주요한 기능이 아니라, ‘이해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그가 바로 진정한 아로마테라피스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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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에센셜오일은 그 자체로 놀라운 자연의 선물이다.


하지만,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이해도에 따라 단순한 향기에서 치유의 도구로 변화된다.


아로마테라피스트이거나 향후 아로마테라피스트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어떤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방대한 아로마테라피와 에센셜오일의 정보의 벽 뒤에 숨은 신비주의자가 아니라, 고객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진정한 안내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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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발행인)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