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셜오일을 만드는 약용식물과 오일에 대한 실질적 약리 효과에 대한 고찰


식탁 위의 향기, 치유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에서 사용되는 에센셜오일(Essential oils) 중 상당수는 실제로 식재료, 향신료, 또는 식품 첨가물로도 널리 사용되는 식물로부터 추출된다.


예를 들어 바질(Basil), 로즈마리(Rosemary), 타임(Thyme), 오레가노(Oregano), 생강(Ginger), 시나몬(Cinnamon), 레몬(Lemon), 민트(Mint) 등은 이미 요리에서 익숙한 향료이자 조미료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식물이 정유화되어 에센셜오일의 형태로 사용될 때는 특정한 약리 효과가 강조되어 의료적 혹은 치료적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생긴다. “해당 식물의 에센셜오일이 치유 효과를 갖는다면, 식물 자체를 섭취하거나 조리해서 먹는 것만으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 본 기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약리학적, 생리학적, 그리고 식문화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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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셜오일과 원식물의 주요 차이점

에센셜오일은 식물의 향기 성분과 주요 휘발성 유효성분을 고농도로 추출한 농축된 액체이다. 이는 대개 수증기 증류(Steam distillation), 냉압착(Cold-press), 또는 용매 추출법(Solvent extraction)을 통해 생산되며, 원식물의 단 몇 그램의 오일을 얻기 위해 수십 킬로그램의 식물이 소요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레몬(Lemon) 에센셜오일 1kg을 얻기 위해 약 3,000개 이상의 레몬 껍질이 필요하다. 이런 추출 과정은 식물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잎, 껍질, 뿌리, 꽃 등—에서 특정 성분만을 고농도로 모으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원식물과는 약리 성분의 조성(composition)과 농도(concentration)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따라 식물 자체를 섭취할 경우에는 동일한 성분을 섭취할 수는 있어도, 그 함량은 매우 미미하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제 에센셜오일은 약리학적으로는 '고농축 활성 물질'로 간주되며, 이로 인해 부작용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반면, 식물의 섭취는 약리효과는 떨어지는 반면 안전성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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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식물과 에센셜오일, 어떤 건강 효과를 공유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식물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건강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이는 에센셜오일에서 보고된 주요 약리작용과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다음은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1. 로즈마리(Rosmarinus officinalis)


• 에센셜오일 주요 성분: 1,8-시네올(1,8-cineole), 캠퍼(camphor), 알파-피넨(α-pinene)
• 효과: 기억력 개선, 항산화, 간 기능 보호, 항염 작용
• 식용 시 기대 효과: 로즈마리 잎을 신선하거나 말려서 육류 요리에 사용할 경우 소화 촉진, 지방 산화 억제, 미세한 항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2021년 Journal of Food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로즈마리 잎의 추출물이 간 해독 효소를 활성화시킨다고 보고하였다.

2. 생강(Zingiber officinale)


• 에센셜오일 주요 성분: 진저롤(Gingerol), 쇼가올(Shogaol)
• 효과: 항구토, 소염, 항산화, 진통효과
• 식용 시 기대 효과: 생강차, 생강조림, 생강가루는 위장 기능 개선, 면역력 향상, 항구토 효과 등에서 에센셜오일과 유사한 결과를 나타낸다. 특히 임신 중 입덧 완화 효과는 WHO에서도 인정을 받은 바 있다.

3. 바질(Ocimum basilicum)


• 에센셜오일 주요 성분: 리날롤(Linalool), 메틸카비콜(Methyl chavicol), 유제놀(Eugenol)
• 효과: 진정, 소화촉진, 항균
• 식용 시 기대 효과: 바질 잎은 샐러드, 파스타, 피자 등에 많이 사용되며, 신경 안정, 장 내 환경 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 다만 유제놀은 과량 시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고용량의 오일보다는 잎 섭취가 안전하다.

4. 시나몬(Cinnamomum verum)


• 에센셜오일 주요 성분: 시나몬알데하이드(Cinnamaldehyde), 유제놀
• 효과: 혈당 조절, 항균, 항염, 항응고
• 식용 시 기대 효과: 계피가루 또는 시나몬 껍질을 다린 차는 혈당 조절, 항산화 작용, 대사 촉진에 효과적이다. 미국 당뇨 케어(Diabetes Care) 저널(2003년)에서는 하루 1~6g의 계피 섭취가 제2형 당뇨 환자의 혈당 수치를 낮춘다고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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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셜오일 대신 식물 섭취만으로도 충분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인 건강 증진이나 예방 차원의 접근에서는 식물 자체의 섭취만으로도 상당 부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향신료나 허브는 일상적으로 식단에 포함시키기 쉽고, 장기적으로 체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에센셜오일과 같은 즉각적이고 고농도의 효과—예를 들어 급성 통증 완화, 강한 항균 작용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에센셜오일은 경피 흡수나 흡입을 통해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등 비소화기관에도 작용할 수 있으나, 식물 섭취는 주로 소화기계 중심의 작용에 국한되기 때문에 작용 범위에 있어서 차이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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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식물 섭취의 장점

무엇보다 에센셜오일의 무분별한 사용은 피부 자극, 간대사 부담,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 우려가 존재한다.

반면 식물 자체를 요리나 차, 향신료로 활용할 경우, 약리작용은 비교적 낮지만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면에서 우수하다.
예컨대, 로즈마리 티는 카페인이 없어 신경계 자극 없이도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생강차는 복부 팽만감, 위장 장애에 빠른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부드러운 약리작용’은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연 치유의 한 방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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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에센셜오일의 세계는 분명 강력하고도 깊이 있는 치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 오일을 생산해낸 원식물도 자연이 제공한 하나의 완성체로서 그 자체만으로도 유익한 치유 자원이 된다.


고농축된 에센셜오일의 약리효과만 기대하기보다는, 식물 그 자체의 가치를 되새기며 식탁 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자연치유를 일상화하는 것이 아로마테라피의 진정한 철학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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