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셜오일의 이름만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에센셜오일의 이름이 아닌 약리성분으로 말하는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시대



1. 에센셜오일 이름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시대


요즘 SNS나 블로그를 보면 “라벤더 오일은 불면증에 좋아요”, “레몬 오일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에요”, “티트리 오일은 감기에 좋아요”라는 문장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문장은 듣기에 간결하고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사실상 ‘근거 없는 단정(generalized assumption)’ 인 경우가 많다.


오일의 이름만으로 병증과 효능을 단정하는 설명은, 향기에 대한 단순한 경험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속에 들어 있는 화학적 근거(chemical evidence) 나 약리학적 작용(pharmacological mechanism) 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즉, 우리는 향기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고, 성분의 세계(world of constituents) 로는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메디컬 아로마테라피(Medical Aromatherapy)는 단순히 향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학문이 아니다. 그것은 오일 속의 화합물(chemical compound)이 인체의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에 미치는 실질적 생리학적 작용(physiological action) 을 연구하는 과학의 한 분야이다.


따라서 오일 이름으로 병증을 설명하는 것은, 음악의 악보를 보지 않고 단지 멜로디만 흥얼거리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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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좋다’는 말의 함정


에센셜오일(essential oil)은 향기만으로도 사람의 감정과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누구나 ‘좋다’, ‘기분이 편안하다’, ‘몸이 가벼워진다’와 같은 감성적 표현을 쓰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표현이 오랜 반복을 거치면서 ‘효능(efficacy)’으로 오인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페퍼민트 오일(Peppermint oil)은 두통에 좋다”는 말은 사실상 멘톨(menthol) 이라는 성분이 진통수용체(pain receptor)를 일시적으로 차단해 냉각감(cooling effect)을 주는 작용에 근거한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페퍼민트 향을 맡으면 두통이 낫는다”는 식으로 단순화한다. 이 차이는 단순히 말의 문제가 아니라, 치유의 본질을 다루는 접근의 차이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이 오일은 ~~에 좋아요”라고 말할 때, 그 뒤에 이어지는 ‘왜(why)’와 ‘무엇 또는 무슨 성분 때문에(because of what constituent)’ 의 설명이 없다면, 그 정보는 단순 체험담(testimonial)에 불과하다.


향기에 대한 경험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아로마테라피스트 즉,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스트라면, 향의 아름다움보다는 그 속에 담긴 방향 분자의 행동(molecular behavior) 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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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일 중심’ 설명의 위험성


오일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접근(oil-centric approach)은 초보자에게는 접근이 쉽고 친숙하다.


‘라벤더는 진정’, ‘레몬은 활력’, ‘티트리는 항균’—이 세 단어만으로도 누구나 금세 외우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향기 치료(aroma therapy) 의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며, 약리 치료(pharmacological aromatherapy) 로 나아가기에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라벤더 오일만 해도 리날룰(linalool), 초산리날릴(linalyl acetate), 라반둘올(lavandulol), 보르네올(borneol) 등 100여 가지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 각각의 비율이 달라지면 작용 또한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같은 “라벤더 오일”이라도 재배지, 수확 시기, 증류 방식, 보관 조건에 따라 약리적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화학적 개체(chemical individuality) 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벤더 = 불면증 완화”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 정밀성(scientific precision) 을 생략한 과도한 단순화(simplification)이다.


이런 설명을 반복하면 소비자는 오히려 ‘모든 오일이 다 비슷하다(all oils are similar)’ 라는 오해를 하게 된다.


결국, 향기만 강조하는 문화는 에센셜오일의 과학적 신뢰를 약화시키고, 아로마테라피 전체의 전문성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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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분을 말하는 사람, 아로마테라피스트’를 신뢰하라


오일 이름만 말하는 사람과 성분으로 설명하는 사람의 차이는, 경험의 깊이와 책임감의 차이이다. 


‘라벤더가 불면증에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향을 권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라벤더의 리날룰(linalool)과 초산리날릴(linalyl acetate)이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완화시켜 수면 유도 효과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하는 사람은, 치유를 이해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성분 중심의 설명(constituent-based explanation)은 단순히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책임 있는 권유(responsible recommendation)’ 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거다.


성분의 구조(chemical structure)와 기능(functional role)을 이해하면, 왜 어떤 오일은 특정 질환에 효과적이며, 어떤 오일은 금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케톤(ketone) 계열이 풍부한 페퍼민트나 로즈마리 캠퍼형 오일은 신경 자극성이 높아 임산부나 영유아에게는 피해야 한다. 반면, 에스테르(ester) 계열이 풍부한 로만 카모마일(Roman chamomile)은 진정 작용이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이러한 설명은 ‘좋다’와 ‘나쁘다’를 넘어,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라는 정확한 맥락(context)을 제공한다.


결국, 성분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다.


그들의 설명은 과학적이며, 경험을 넘어 데이터(data) 와 근거(evidence) 위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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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일의 다양성과 ‘과잉 정보’의 함정


현대의 에센셜오일 시장은 1,000종이 넘는 오일이 존재하고, 그 같은 품종의 에센셜오일일지라도 재배지나 기후 및 수확방법이나 추출방법 등의 수많은 조건에 따라 품질과 약리성분은 천차만별이다.


인터넷에는 각기 다른 블렌딩 레시피(blending recipe)와 임상 사례가 넘쳐나며, 그 중 상당수는 출처가 불분명하다. 이런 환경에서 오일 이름만으로 효능을 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서로 다른 품종, 다른 화학형(chemotype)을 가진 오일들이 같은 이름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티트리(Tea Tree)와 니아울리(Niaouli)는 모두 멘톨 계열 향을 지니지만, 성분상으로는 완전히 다르다.또한, 라빈사라(Ravintsara, Cinnamomum camphora CT1)와 캠퍼형 시나몬(Cinnamomum camphora CT camphor)은 같은 식물명으로 혼동되지만, 하나는 항바이러스 작용, 다른 하나는 신경 자극성이 강하다.


이처럼 화학형(chemotype)을 구분하지 않고 오일을 권하는 것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side effect)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성분의 이해 없이 오일을 권하는 행위는 위험한 단정(dangerous assumption)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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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에센셜오일의 향기만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에센셜오일은 향기이면서 동시에 화학물질(chemical substance)이다. 향기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오일을 감성적 도구로만 이해한다.


그러나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스트는 오일을 ‘작용하는 분자(active molecule)’로 본다. 


이 차이는 단순한 언어의 차이가 아니라, 철학의 차이이다.


따라서 에센셜오일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가 성분(constituent) 을 말하지 않는다면, 그 설명은 조심해서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오일은 언제나 작용하나, 그 작용이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자극, 알러지, 신경 흥분 등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향기의 감동만으로 접근하면, 이러한 작용의 양면성(duality of action) 을 간과하기 쉽다.


따라서 “이 오일은 ~~에 좋아요”라고만 말하는 사람보다는, “이 오일의 특정 성분이 이런 기전을 통해 작용합니다”라고 설명하는 사람을 신뢰하라.


그는 향기의 세계에서 치유의 세계(healing world) 로 넘어온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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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방향


앞으로의 아로마테라피는 감성 중심(emotional-based) 시대를 지나, 성분 중심(scientific-based)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과학적 이해는 감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완성시킨다.
향기와 감성은 사람을 끌어들이지만, 성분과 근거는 신뢰를 남긴다.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스트의 역할은 바로 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다.
아로마테라피의 본질은 향기가 아니다.
향기를 넘어선 분자의 언어(language of molecules) 이다.
이 언어를 읽을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오일을 다룰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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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결론: 향기에서 근거로, 오일에서 성분으로


향기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감정을 건드리지만, 성분을 설명하는 사람은 신뢰를 만든다.


아로마테라피스트이든 사업자이든, 오일을 말할 때는 향기보다 먼저 성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책임이 필요하다.


이제는 오일의 이름이 아니라, 그 속의 성분으로 치유를 이야기할 때다.


그것이 메디컬 아로마테라피가 제시하는 새로운 기준이며, 향기 산업이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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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