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셜오일의 퀄리티, 가격 그리고 브랜드의 의미

에센셜 오일은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게다가 에센셜오일을 취급하는 브랜드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여기에 더불어, 최근의 코로나로 인해 에센셜오일의 시장 규모나 성장속도가 매우 가파르게 늘어나다 보니 더욱 많은 오일과 관련 제품, 그리고 이를 취급하는 브랜드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을 포함,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에센셜오일을 식품보조제품 정도로 규정하므로, 특별한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FDA는 약 50종의 에센셜오일을 GRAS(Generally Regarded As Safe), ‘일반적으로 안전한’ 품목으로 구분할 뿐이다.

이렇다 보니 방향식물과 증류소만 확보된다면 누구나 에센셜오일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방향식물이 제법 유명한 곳의 경우, 영락없이 오일이 판매되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 관광을 가면, 라벤더 농장을 방문하곤 하는데, 그 곳에서도 라벤더 오일을 판다. 터키 관광을 가보면 그곳의 로즈오일이 유명하다고 하여 구매하기도 한다. 등급도 모르고 정확한 가격의 기준도 모르지만, 많은 곳에서 오일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제품의 경우는 약간 더 체계적일 뿐 제품의 질이나 등급도 천차만별이다. 각 브랜드들이 자사 제품의 약리효과나 탁월성에 대해서 나름대로 많은 홍보를 하지만 아무 공식적인 기준도 없다. 예를 들어 ‘치료적인 등급(Therapeutic Grade)’이나 ‘유기농(Organic)’이라는 단어도 여기서는 그저 마케팅의 용어인 말장난일 뿐이다.

에센셜오일의 브랜드들은 자체적인 등급을 만들어 자사제품이 엄격한 QC과정이나 검사를 통과한 것처럼 발표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도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므로 확인 할 방법이 별로 없다.

에센셜오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사의 경우도, CPTG(Certified Pure Therapeutic Grade/공인된 순수 치료등급)의 에센셜오일이라고 등급을 매기지만, 이 역시 자체적인 등급일 뿐이다. 외부의 검사기관에 자사 에센셜오일의 제품 검사를 의뢰하면 간단할 것이지만, 규제가 없으므로 그럴 필요가 없다.

이렇다 보니 에센셜 오일들의 전문서적이나 많은 칼럼들이 에센셜오일을 구매할 때, 필히 체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지극히 초보 수준의 가이드이거나 또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사항들이 많다.

예를 들어, 너무 싼 오일은 의심을 해보아야 하고, 천연 오일인 경우, 갈색 병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등의 기초적인 사항 외에 에센셜오일의 원료가 되는 방향식물의 재배나 경작지나 증류소(Distiller)등을 살펴보아야 된다고 하는 책도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런 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이를 보완코자 일부 회사에서는 자사제품에 대해 ‘GC-MS(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 가스 크로마토 그래프-질량분석기)’를 통해 실험 분석된 화합물의 자체 시험 성적표를 제시해 주거나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s / 물질안전 보건 자료)’를 발행해 줌으로써 자사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노력도 하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이 같은 불분명한 등급과는 별도로, 가격적인 면을 보면, 에센셜오일 브랜드들의 가격차이는 엄청나다. 같은 종류의 에센셜오일이더라도 수십 배의 차이가 난다. 물론 혼합되지 않은 100% 순수한 에센셜오일의 가격이 높은 것은 당연하겠지만, 희석되거나, 혼합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각 브랜드에 따른 가격차이는 크다.

더욱이 에센셜오일 시장은 MLM(Multi Level Marketing)형태의 ‘다단계 형식’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당연히 MLM 회사의 에센셜오일 가격에는 차 상위 판매자의 마진이 포함되어 있어서, MLM 사업자들은 에센셜오일을 판매와 함께, 하위의 판매채널을 구축하는데 무엇보다 적극적이다.

일반적인 마케팅방법이 아니라 인적인 네트워크에 집중하다 보니, 외부와의 소통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상품과 관련된 원가나 오버헤드 또는 마케팅 비용 같은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려우므로 에센셜오일의 적정 가격을 확인할 방법이 더욱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MLM형태의 에센셜오일 회사인 D사와 Y사가 한국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에센셜오일의 세계 안으로 한 발짝만 들어가게 되면, 주변에 많은 사업자들을 금방 만날 수 있다. 그 만큼, D사나 Y사 등 MLM과 관련된 에센셜오일 사업자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 MLM 사업자들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지표를 통해 다른 나라의 MLM의 사업의 현황을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미국의 언론 매체인 VOX에 따르면, 미국의 MLM 에센셜회사의 사업자들이 코로나를 위기를 이용해서, 자사 제품과 사업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MLM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 이유로서, 2018년 AARP(미국 은퇴자 협회)가 1,000명의 MLM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했는데, 조사에 의하면, 질문 대상자의 25%만 수익을 내고 있으며, 나머지는 전혀 수익을 얻지 못하다고 발표했다. 물론 MLM 사업방식의 자체가 근본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구조이므로 포괄적이 데이터를 얻는 것이 어렵다고 밝히면서, MLM사업이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나 언택트 상황하에서 그다지 수익성이 있는 비즈니스는 아닌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 아마도 참여하고 있는 MLM사업자 자신들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에센셜오일의 시장가격의 복잡함이 MLM 형태의 회사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품질 확인이 안된 저렴한 에센셜 오일을 생산지에서 드럼통 채로 저렴하게 수입해서 희석시키거나 소분해서 판매하는 수많은 회사들의 오일 퀄리티라는 중요한 문제로 다시 돌아가게 한다.

결국 이런 악순환의 반복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로 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에센셜오일에 대한 적정등급과 적정가격을 제대로 책정하고자 하는 제도와 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하다. 단순히 선진국의 관행과 제도만을 따라 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독자적인 대안과 목소리가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


[사진=Stephanie Lena Lee/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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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