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칼럼] 에센셜오일과 MLM, 그리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


에센셜오일과 아로마테라피 시장은 다른 산업과 달리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것은 다단계 마케팅(MLM, Multi-Level Marketing) 기업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MLM 기업은 폭넓은 유통망과 탄탄한 교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특히 에센셜오일처럼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제품 군과는 매우 높은 궁합을 보인다.


그러나 이 구조는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소비자와 전문가 사이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결과도 가져온다.
소비자가 객관적인 정보를 얻고자 할 때, 대화의 끝은 대부분 특정 자사의 MLM 기업 제품으로 귀결된다.


‘교육’이라는 명목의 세미나가 실상은 판매 중심의 설명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 결과, 에센셜오일에 대한 과학적, 의학적 정보가 ‘브랜드 논리’에 묻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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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LM 구조의 현실

MLM은 본질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하위 사업자를 모집하는 구조다. 이는 조직이 성장할수록 판매력이 확대되는 시스템이지만, 그만큼 정보의 방향이 ‘객관적 지식’이 아니라 ‘판매 논리’로 기울기 쉬운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LM 사업자들 중 상당수는 나름의 전문성을 쌓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자격증 취득, 협회 세미나 참여, 각종 강의 수강 등으로 자신을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문제는 그들의 학습과 경험이 ‘자사 제품 중심의 체계’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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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컨드 오피니언이 부재한 시장

의료계에서는 환자가 치료 방안을 결정할 때, 다른 의사의 견해를 듣는 ‘세컨드 오피니언(Second Opinion)’ 제도가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아로마테라피 시장에는 이러한 객관적 견제 장치가 없다. 대부분의 사업자가 특정 브랜드 체계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라벤더 오일(Lavandula angustifolia)의 진정작용에 대해 묻는다면, 각 MLM 브랜드는 자사 제품의 순도와 품질을 강조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알고 싶은 것은 ‘라벤더 속의 리날룰(Linalool)과 리날릴아세테이트(Linalyl acetate)같은 성분이 가 어떤 약리작용을 보이며, 각 브랜드 별로 어떤 함유량을 갖고 있으며, 각각의 성분과 함유량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며, 결론적으로 각각의 브랜드 제품은 어떤 효능을 가져오는가’라는 과학적 사실이다.


하나 더 예를 들면, 에센셜오일 시장을 세계적으로 양분하고 있는 D사와 Y사의 경우, 면역과 관련되어, 동일한 제품 포지셔닝을 갖고 있는 D사의 ‘On XX’ 오일과 Y사의 ‘Thi XX’ 오일에 대해 블렌딩된 오일의 차이와 함유되어 있는 각각의 성분차이 등,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비교해서 설명해주는 MLM의 사업자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일반적인 의료용품이나 약품의 경우, 그 약품이나 성분 또는 부작용 등의 차이에 대해 의료인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의료인인, 약사나 의사는 그 차이를 설명하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처방한다.


물론 이는 의료인들이 MLM의 사업자들과는 달리 제품판매에 있어서 자유로워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도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환경에 익숙해 있다.


따라서 그것이 건강 보조 식품이나 자연치유를 위한 제품이건 간에 보다 객관적 정보를 얻고자 하는 과정에 익숙하지만, MLM의 에센셜오일 제품에 대해서는 이런 객관적인 스스로의 비교가 무척이나 어렵다.


대부분의 MLM 사업자들은 자신이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매우 경험 많은 에센셜오일 전문가임을 강조하면서 결국 본인을 믿으라는 확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서 결국 객관적인 정보접근은 어려운 상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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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판보다 필요한 것은 ‘방향 제시’

물론 MLM 사업자에게 “객관적으로 다른 회사 제품도 공부하며 때로는 소개하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들은 이미 특정 회사의 규정과 계약 관계 속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 충성도는 그들의 정체성을 지탱하는 중요한 심리적 기반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순한 비판보다, 그들이 스스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실천적 개선 방향’이 필요하다.
다음의 세 가지 제안은 MLM 사업자들이 ‘판매자’를 넘어 ‘지식 기반의 전문가’로 발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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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브랜드 중심에서 ‘성분 중심’으로


어떤 브랜드를 쓰느냐 보다는 어떤 성분이 어떤 작용을 하는가를 먼저 설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페퍼민트 오일은 시원한 느낌을 준다”가 아니라, “페퍼민트(Peppermint, Mentha piperita)의 주요 성분인 멘톨(Menthol)이 피부 냉각 작용과 진통 완화 효과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한다면, 소비자는 ‘판매가 아닌 정보’를 듣는 느낌을 받는다.


• 이는 브랜드 홍보를 줄이지 않더라도 전문가적 신뢰를 높이는 방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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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타 협회의 교육을 ‘비교 학습’의 관점으로 활용


이미 많은 MLM 사업자들이 다른 협회나 교육기관의 강좌를 수강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단순히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형식적 참여에 머무른다.


이제는 ‘비교 학습(Comparative Learning)’으로 전환해야 한다.


• 예를 들어, 일본 JMAA(Japan Medical Aromatherapy Association)의 메디컬 아로마테라피는 특정 브랜드가 아닌 화학적 성분과 약리효과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 이러한 지식을 자신의 브랜드 제품 설명에 접목하면, 훨씬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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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는 언어 훈련


“이 오일은 좋다”는 감성적 언어 대신, 논문, 연구, 서적에 근거한 객관적 표현을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예: “이 오일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대신 “2020년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베르가못(Bergamot) 오일의 주요 성분 리모넨(Limonene)은 코르티솔 분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 이러한 근거 중심 언어는 판매보다 전문적 신뢰 구축에 훨씬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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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 신뢰는 비판이 아니라 ‘투명함’에서 온다

MLM은 아로마테라피 산업의 한 축으로서, 최근의 아로마테라피와 에센셜오일의 급격한 시장확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그 존재가 아니라, 정보의 불투명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한 성분 지식과 근거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확립된다면, MLM 사업자들도 더 이상 ‘판매자’가 아닌 ‘치유의 전달자’로 평가 받을 수 있다.


아로마테라피의 본질은 판매가 아니라 지식과 치유의 나눔이다.


그 본질을 회복하는 순간, MLM과 비(非)MLM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희미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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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에센셜타임즈가 제시하는 새로운  모델

에센셜타임즈는 ‘브랜드 중립’과 ‘성분 중심’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의 역할은 MLM 사업자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다 과학적이고 투명한 지식 체계를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 MLM 사업자에게는 ‘현장 경험’이 있다.
• 학문적 연구자에게는 ‘데이터’가 있다.


이 두 영역이 만나야만, 한국 아로마테라피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


따라서 에센셜타임즈는 MLM 사업자와 독립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아로마 리서치 네트워크(Open Aroma Research Network)’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현장 경험이 있는 MLM 사업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는 특정 브랜드에 구속되지 않고, 성분과 효능 중심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에센셜타임즈의 기본 방향이 되고 있다.

에센셜타임즈 Essential Times – 과학과 자연이 만나는 아로마테라피의 전문 정보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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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발행인)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