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을 가면 자신이 사용하거나 선물하기 위해서 많이 구입하는 제품이 있는데, ‘만금유’나 ‘타이거밤’으로 널리 알려진 호랑이기름이다. 원래는 소염, 진통에 사용하는 것인데, 모기 물린데, 관절염, 코가 막힐 때, 멀미, 두통, 목이 따가울 때, 더위를 먹었을 때 등등 다양한 용도에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고 있다.
과연 사용자들의 입과 입을 통해서 알려진 여러가지 효과가 팩트인지는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성경에서 호랑이기름처럼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바이블오일이 바로 ‘몰약(미르)’인데, 몰약과 깊은 인연을 가진 야곱을 통해서 살펴보자.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은 성경에서 믿음의 조상을 이야기할 때 꼭 등장하는 인물들인데, 3 사람의 이름이 동시에 사용된 곳이 구약에 20번, 신약에 4번 등장한다. 그런데 ‘아브라함’과 ‘이삭’은 믿음의 조상으로 인정이 되지만, ‘야곱’은 좀처럼 믿음의 조상이라고 인정하기에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많다. 저자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리라!
이삭과 리브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야곱은 태중에서부터 쌍둥이 형인 에서와 싸웠다. 태어나면서 형의 발꿈치를 잡고 나와서 ‘야곱(발꿈치를 잡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는 배고픈 형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갈취하고, 이삭을 속여서 장자에 대한 축복마저 가로챈다. 에서의 보복이 두려워 외삼촌 라반에게 도망쳐서는 라반에게 여러 번 속임을 당하지만 결국에는 라반으로부터 큰 재산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20년 동안 엄청난 부를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과 고향에서 자신을 미워하며 보복할 기회를 노리고 있을 형 에서를 재물로 무마하려는 것에서도 야곱의 장사꾼(?) 기질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야곱도 자신의 아들들에게 요셉이 죽었다는 거짓말을 듣고 속아넘어가는 사건도 겪어야 했다.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과연 야곱이 믿음의 조상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들이 생기곤 했다. 야곱은 믿음의 조상인가? 아니면 사기꾼이나, 장사꾼인가?
그런 야곱에게 노년에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창세기 43:11
그들의 아버지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러할진대 이렇게 하라 너희는 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그릇에 담아가지고 내려가서 그 사람에게 예물로 드릴지니 곧 유향 조금과 꿀 조금과 향품과 몰약과 유향나무 열매와 감복숭아이니라
이스라엘이라고 불리운 야곱은 평생을 인간적인 이익을 따라다닌 사람이었다. 그는 말년에 사랑하던 아들 요셉을 잃었고 그가 살던 가나안에 가뭄이 들어서 먹고 살기도 힘들어졌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꼬여만 들어갔고, 애굽에 볼모로 잡혀 있던 시므온을 구하고 식량도 구하기 위해서 애굽총리가 요구한 사랑하는 막내 베냐민과 다른 아들들을 다시 위험한 애굽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들이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고, 야곱과 그의 남겨진 가족이 먹고 살 만큼의 양식을 구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제는 그의 외삼촌이자 장인인 라반과 흥정을 할 때의 자신만만한 야곱의 모습은 아니었다. 흥정의 달인이었던 야곱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때 야곱의 장사꾼 기질이 나타난다. 그는 본능적으로 애굽의 총리를 감동시킬 만한 선물을 준비한다. 그가 준비한 선물은 “유향 조금과 꿀 조금과 몰약과 유향나무 열매와 감복숭아”였다. 이게 야곱이 줄 수 있는 최선이었을까? 아마도 최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진 애굽의 총리에겐 가당치 않은 선물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세상의 진귀한 물품을 수없이 많이 가지고 있을 애굽의 총리가, 이런 볼품없는 선물에는 관심도 없지 않았을까?
그런데 평생을 인간적인 이익을 따라갔던 야곱의 동물적 본능이 우리가 보기엔 볼품없어 보이는 선물을 준비시켰다. 왜 그랬을까? 야곱이 준비한 선물이 볼품없는 선물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전 바이블컬럼에서 유향(프랑킨센스)이 같은 중량의 금과 같은 값어치였을 때가 있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유향과 같이 언급된 몰약도 그만한 값어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향과 몰약은 세트메뉴처럼 성경에 등장하곤 한다.
어떤 성경연구가의 주장에 의하면 몰약은 성경에 18회 직접 언급되었고, 138회 간접적으로 언급되어 성경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오일이다. 창세기(37:25)에서 처음 언급되었고 요한계시록(18:13)에 마지막으로 언급된 오일이기도 하며, 예수님이 태어나서 최초로 받은(마 2:11) 첫 번째 오일이고, 십자가에 못 박힐 때 당시의 일반적인 관례인 몰약이 들어있는 와인을 받았기에(마 27:48) 마지막 오일이기도 하다.
야곱의 평생의 경험과 번득이는 장사꾼의 기질이 창세기 43:11의 결정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귀한 것이었기에 야곱은 선물을 주었고, 애굽의 총리는 그 선물을 받고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걸 확인할 수 있었으면 야곱의 선물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었는지 성경을 통해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겠지만, 애석하게도 요셉은 야곱의 아들이었고 선물에 반응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성경은 그 선물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몰약’은 유향뿐 아니라 다른 바이블오일과 같이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몰약이 그 자체로도 놀라운 치유의 오일이기도 하고, 브랜딩 되는 다른 오일의 품질을 향상시켜주는 시너지 효과를 가진 오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약은 고대 이집트부터 로마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귀하지만 자주 그리고 다양한 증상에 사용되는 바이블오일이다.
믿음의 조상의 한 명인 ‘야곱’과 예수님과 닮은 ‘요셉’에게 중요했던 ‘몰약’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요셉을 통해서 확인받지는 못했지만 야곱이 귀한 선물로 준비한 몰약을 우리의 생활의 다양한 부분에 적용해본다면 창세기로부터, 고대 이집트, 로마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몰약’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박준형목사/deep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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