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의 반려동물과 관련된 문화는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는 역사적 배경, 사회적 인식, 법,제도, 생활 방식 등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되었다. 다음은 주요한 차이점을 중심으로 살펴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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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려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역사적 배경
(일본)
• 일본은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매우 강한 편이다. 이는 ‘펫 붐(pet boom)’ 현상이 지속되면서 반려견과 반려묘를 ‘컴패니언 애니멀(Companion Animal)’ 또는 ‘펫 차일드(Pet Child)’로 부르며,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동반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일본은 1970년대부터 반려동물 문화가 급격히 성장했고, 특히 1990년대 이후 1인 가구와 고령화 사회의 심화로 반려동물이 정서적 위안을 제공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으며, 가족의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 짐에 따라 반려동물의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 애니메이션, 만화,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반려견이 인간과 매우 가까운 존재로 묘사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반려동물을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되게 되어, 친숙한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었다.
(한국)
• 한국 역시 반려동물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반려견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짐에 따라 반려동물의 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세대에서는 반려견을 ‘가축’ 또는 ‘애완동물’로 보는 인식이 남아 있다.
• 본격적인 반려동물 문화는 2000년대 이후 성장했으며, 2010년대 들어서면서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반려동물의 문화가 자리 잡았으며,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 하지만 여전히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충동적으로 입양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책임있는 양육 문화가 시급히 정착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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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려동물 관련 법•제도 및 보호정책
(일본)
일본은 반려동물 보호에 대한 법과 제도가 상당히 정교하게 마련되어 있는 편이다.
- 동물애호관리법(動物愛護管理法, 1973년 제정, 이후 지속 개정)에 따라 반려동물 학대 방지, 보호 및 복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일정 기준 이상의 동물 관련 업체는 정부 등록이 필수이다.
- 반려 동물의 입양 절차가 엄격하며,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입양 전 교육을 받거나 반려동물 보험 가입을 권장받는다.
- 유기견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정부 주도의 보호소 운영 및 입양 장려 정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입양 문화를 장려하며, 보호소에서도 강아지를 쉽게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반려견을 키울 때 ‘라이프 타임 케어(Lifetime Care)’라는 개념이 강조되며, 책임감 있는 반려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한국)
한국 역시 반려견 관련 법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일본만큼 체계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실정이다.
- 2018년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 학대 처벌이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강아지 공장에서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문제나 유기동물의 문제가 심각한 편이다.
- 2023년부터 동물등록제가 강화되었지만, 등록률이 낮으며, 실질적인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 유기견 보호소의 관리 수준이 지역별로 차이가 크며, 아직 공공 보호소의 환경이 열악한 곳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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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려동물과의 생활 방식 및 환경
(일본)
일본은 도시 환경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 아파트나 주택 단지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펫 프렌들리(pet-friendly)의 반려동물 친화적인 주거 단지가 많고, 반려견 전용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
-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카페, 쇼핑몰, 호텔, 공원 등이 많아 사회적으로 개방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을 데리고 다닐 때 매너 벨트(배변 방지 벨트)를 착용하거나 배변 봉투를 필수적으로 지참하는 등 공공예절이 철저히 지켜진다.
(한국)
한국은 반려동물 문화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반려동물을 위한 공공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 반려동물 출입이 금지된 곳이 많고, 애견 카페나 애견 동반 호텔 등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 일부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반려견 반입을 금지하는 곳이 있으며, 층간소음 문제로 인해 이웃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산책 시 배변 봉투를 지참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 가고 있지만, 아직 일부 지역에서는 배변을 치우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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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반려동물 관련 사업 및 서비스 발전 현황
(일본)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반려동물 산업이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이다.
- 반려견 관련 산업(사료, 용품, 의료 서비스 등)의 규모가 2조 엔(약 20조 원)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크다.
- 고품질 사료와 프리미엄 반려동물 용품이 많으며, 반려견 맞춤형 식단 서비스나 노령견을 위한 케어 서비스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 반려견을 위한 스파, 마사지, 요가 등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많아, 일본에서는 반려견을 ‘럭셔리하게 키우는 고급문화’도 형성되어 있다.
(한국)
한국 역시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2022년 기준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약 6조 원에 달하며, 2027년에는 1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특히 반려동물 건강식, 보험, 장례 서비스 등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
- 하지만 아직 일본처럼 고급 서비스가 다양하게 자리 잡지는 못했고, 기본적인 반려동물 복지와 관련된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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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반려동물 교육 및 행동 교정 문화
(일본)
일본에서는 반려동물의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며, 펫 에티켓(Pet Etiquette)이 철저하게 교육되고 있다.
-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훈련을 받고, 반려견과 함께 ‘애견 교실’에서 반려동물의 사회성을 길러준다.
- 공공장소에서 무작정 짖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기본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경우 행동 교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의 교육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지만, 아직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 특히 반려견이 짖거나 공격성을 보일 때 이를 교정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아 이웃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 그러나 최근 반려견 훈련 센터, 애견 행동 전문가 상담 서비스 등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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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일본과 한국은 반려견을 가족으로 여기는 공통된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법 제도, 생활 환경, 공공 매너, 반려견 산업 발전 수준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일본이 보다 체계적인 반려견 문화를 가지고 있는 반면, 한국은 반려동물 문화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의 복지와 교육이 더욱 정착되면서, 일본처럼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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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발행인)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