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잘 빼주는 자몽….약 복용시 주의

집콕이 계속되는 요즘 늘어나는 체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체중 감량에 효과를 줄 수 있는 ‘다이어트 푸드’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2020년 대세로 떠오른 것은 자몽과 오렌지다. 자몽과 오렌지에 함유된 나린진, 헤스페리딘 등의 성분이 지방 분해와 연소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제품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몽, 오렌지를 포함한 감귤류에 독점적으로 존재하는 나린진과 헤스페리딘은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화합물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방 분해 효소를 활성화하며 지방 세포를 에너지원으로 전환시키는 에너지 대사에 관여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2011년 유럽영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의하면, 실험 쥐들에 나린진 추출물 0.012%를 투여한 결과 PPARα, CPT-1, UCP-2 등의 지방 분해 관련 유전자 발현이 촉진됐으며 지방 조직의 무게가 처음보다 41.1%나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몽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복용하는 약이 있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자몽 또는 자몽 주스가 약의 효능에 영향을 미칠뿐더러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몽에 존재하는 푸로쿠마린 종류인 베르가모틴(bergamottin)과 6’7’-디히드록시베르가모틴(6‘7’-dihydroxybergamottin)의 경우, 사람의 체내에서 약물 흡수에 영향을 주어 "그레이프푸르트 주스 효과(grapefruit juice effect)"라는 약물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들 푸라노쿠마린은 간과 소장에 존재하는 시토크롬 P450 계통의 대사 효소(cytochrome P450 3A4; CYP3A4) 활성을 저해시킨다.

이 효소에 의해 활성화되거나 불활성화되는 많은 종류의 약물의 활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신체가 약물을 대사하는데 약 50%의 영향을 미치는 대사 효소인 CYP3A4, 이 효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특정 약물이 정상보다 체내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자몽 섭취로 저해된 CYP3A4의 기능은 다시 살릴 수 없으며, 새로운 CYP3A4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3일이 소요된다. 이는 소량의 자몽 섭취만으로도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그 결과 혈액속에 존재하는 약물의 적정 농도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아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기대했던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자몽에 있는 플라보노이드계열의 나란진과 헤스페리딘은 약물을 세포로 전달하는 것을 도와주는 OATP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자몽 섭취가 특정 약물의 신체 흡수를 감소시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몽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의약품으로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아토르바스타틴, 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이 있고, 부정맥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베라파밀과 아미오다론 등과 고혈압 치료제인 암로디핀, 펠로디핀, 니페디핀 등이 있다. 이외에도 자몽은 다수의 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평소 약을 처방받을 때는 복용 시 주의해야 하는 식품은 없는지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한다. 그리고 약을 먹기 전 약품 라벨에 적힌 주의사항을 주의 깊게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사진=Nikolay Litov/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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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솔이기자 다른기사보기